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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2010.08.20 [320] 2010년 8월 20일 by Elletse 3

[331] 2010년 8월 29일

일기 2010. 8. 29. 23:25

1.

나는 아직도 크려면 멀었다.
여전히 말랑말랑 하고 보드러운 것만 좋아하고, 딱딱한 것은 싫어한다.
말랑말랑 한 것도 딱딱한 것도 다 나를 위한 것인데, 그 마음을 외면하고 겉모습에만 혹 한다.

그동안 감사하고 행복했던 것이 더이상 그렇지 못한 것은,
그 자체가 변한 것이 아니라 내 마음가짐이 변한 것임을 나는 왜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는 것일까.

힘들 것이라는 사실을 몰랐던 것도 아닌데, (솔직히 말하자면 이런 이유로 힘들 것임은 몰랐지만)
그 정도에 무너져 내리고 있는 내 모습이 한심해.
어디가서 말하기도 부끄럽다, 이런건.

2.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딴 생각으로 가득했던 미사가 끝나고,
지금의 내게는 너무나 과분한 말씀이 적혀있었던 사탕을 받고,
오늘 미사때 봉헌하고 싶었던 내 마음이 다시금 간절하게 느껴졌던 전자동-기숙사 까지의 길.

옷만 갈아입고 다시 나오려 했는데, 10분만이라는 생각과 함께 기절하듯 지나버린 1시간.
그래도 마저 쉴 생각은 꿈에도 못한채 나를 랩으로 이끌었던, 나만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는 일들.

잘 끝낼 자신이 없다. 무섭고, 두렵다. 피하고 싶고, 그만두고 싶다.

3.

성당으로 가는 길에 logic analyzer 점검을 도와달라는 후배의 부탁에 살짝 귀찮은 생각도 들었지만,
랩에 돌아와서 사용 방법을 가르쳐 주면서 조금씩 힘이 났다.

귀찮음으로 시작되었던 설명은, 오히려 설명을 하면서 내가 신나서 이것저것 더 가르쳐주려 하고,
그러면서 2년전 측정을 하던 때가 떠올라서 또 즐거웠다.
회로 디자이너로서 느낄 수 있는 가장 기분 좋은 순간을 느끼게 해준 측정.
우리 랩에서 조차도 나 말고는 이런 것을 이렇게 해본 적 없을거라는 자부심을 갖게 했던 측정까지.

과연 내가 이번 칩을 성공적으로 검증할 수 있을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가득했던 마음이,
조금 가벼워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고마워.

4.

조금만 더 힘을 내자.
조금만 더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내자.

D-16.

Tape-out의 D-16 때를 떠올리면 그만큼 막막하고 눈물이 날만큼 힘들었던 순간도 없었지만,
그래도 그 순간들을 떠올릴때 아무 생각없이 웃음을 지을 수 있는건 단 하나 때문.
내게 주셨던 말랑말랑하고 보드러운 선물.

계속되기를 바랐지만 그럴수 없다면 현실에 적응해야지.
지나고 나서 이 힘든 시기를 웃으면서 떠올릴 수 있는 것 또한 하나 뿐이다.
그 외의 나머지는 말그대로 선물일 뿐. 받으면 감사하지만, 받지 못해도 실망해서는 안되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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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9] 2010년 8월 28일

일기 2010. 8. 28. 19:29
맑은 하늘에 비는 후두둑후두둑 쏟아지는 이상한 날씨.

혼자 타고 있을 때면 그럭저럭 잘 하는 것 같은 운전 실력은, 옆에 누가 타면 절대 발휘되지 않는다.
나조차도 덜컥 하는 순간이 많았는데, 옆에 타서 얼마나 불안하셨을지.
역시 차 운전은 최대한 안하는게 좋은 것 같다.

최근에 살이 좀 찐건지, 얼굴이 동글동글 해졌다.
머리를 좀 다듬었더니, 동글동글한 얼굴이 더 부각되고 있다. OTL.
바쁘다고 핑계대지 말고 운동해야지.

왜 항상 선배들의 결혼식 때에는 바쁜 일이 있나 궁금했다.
런던 출장 전날, 교토 출장 전날, tape-out 때문에 밤새던 시기에 두 개, ISWC 커미티 방문할 때 데모 보여줘야 했던 날,
그리고 랩에서 제일 중요한 논문의 듀 직전.

그랬는데, 이유를 알 것 같다.
우리랩은 1년에 360일은 바쁜 것 같으니, 언제 결혼하더라도 항상 일은 생기는 것 같다.
아무리 바빠도 선배들 결혼식은 꼬박꼬박 챙겨 가서 축하를 드렸어야 맞는데,
그러지 못했던 두 결혼식은 아직도 후회와 죄송함이 많이 남는다.

그러고보니 랩에서 함께 생활했던 선배들이 다들 가정을 꾸리시는구나.
선영언니가 결혼하신다는 말 첨 들었을때, 그땐 왜 그렇게 그 사실이 충격이었는지....
그런데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하다. 또 누구 가는 사람 없나 궁금할 정도.

내일 하루는 결혼식 갔다가 미사 다녀오면 끝나겠네.
D-17. 피말리는 하루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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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8] 2010년 8월 27일

일기 2010. 8. 27. 14:05

어제는 진짜 큰 일이 있었다.

그것은.. 컴퓨터의 사망.
정말 무서웠다. 컴퓨터와 함께 나의 연구도 끝나는 줄 알았다.
다행히도 하드가 죽은 건 아니라서, (추측컨대 메인보드 이상으로 생각됨) 허둥지둥하며 백업부터 했다.

그리고 오늘은 그 대체 컴퓨터를 세팅하느라 죽을맛이다.
윈도우 설치까지는 현우가 도와줬는데, 나머지 프로그램 설치하는게 정말...
논문 쓰기 위한 기초 프로그램들만 대체 몇개인지.
나머지 하나도 안하고 그것들만 우선 설치해야 겠다고 마음먹었으나, 또 반종일 걸리고 있다.

랩에서 컴퓨터에 이상 생기는게 딱 세번 있다고 하는데,
main tape-out, ISSCC, 그리고 Ph.D. defense 라고 한다.
이 중 두 번을 고생하고 있으니 박사 디펜스 하기 전에는 꼬박꼬박 백업해놓는 습관을 길러야 겠다.
안그랬다가 어제처럼 피 말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아으.

저녁시간엔 주영오빠의 환송회를 한다고 다 지나갔다.
이제 승진오빠만 지나면 저 자리에 내가 있겠구나 생각하니 마음이 철렁한다.
하지만 옛날만큼 그렇지는 않다. 이제 나도 슬슬 고년차라는 인식이 마음에 박히기 시작했나 보다.

옛날부터 조금씩 느낀 거지만, 회식자리의 교수님 대화는 주로 떠난 사람들 얘기다.
졸업하신 선배들을 포함해서 이제 더 이상 랩에 있지 않은 사람들.
그런 사람들 얘기를 할 때 교수님의 표정은 항상 추억에 잠겨 있다.
과연 내가 랩을 졸업한 후에도 내 얘기를 할 땐 저런 표정이실까. 아니, 내 얘기를 하시기는 할까.

어제 갔던 '짱'에서 밀러 세 병을 마시면 차량용 방향제를 준다는 말에,
후배들에게 밀러 맥주를 마실 것을 권장하며 방향제를 받았다. +_+
알고보니 기네스 네 잔을 마시면 골프우산을 준다는데, 그래도 난 방향제가 더 좋다. (필요에 의한 선호) *-_-*
차량 안에서 50일 지속된다는데, 아마 방에서는 일주일도 안가지 않을까.
그래도 하룻밤을 두었더니 왠지 느낌상 냄새가 좀 없어진 듯 하여 기뻤다. 오늘은 더 옅어져 있겠지?
그리고 나의 룸메도 오늘 오겠구나! 꺄아 >_<
방 혼자 쓰면 넓어서 좋은 점도 있긴 있는데, 영 심심하다. 오늘부턴 좀 북적북적 하겠다.ㅋ

어제 새벽엔 좀 선선한 듯도 하더니만, 오늘은 날씨가 다시 좀 더워졌다.
가을아, 빨리 오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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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 2010년 8월 24일

일기 2010. 8. 24. 17:20

답답한 마음을 비 속에서 풀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더니, 어제 퇴근하는데 정말로 비가 내렸다.
무척 잠깐 내렸는데...... 딱 퇴근하는 그 5분 사이에 내렸다. -_-

좀 늦은 시간이어서, 바로 방으로 갈까 아니면 한바퀴만 걷다가 들어갈까 고민하다가,
생각좀 정리할겸 한바퀴만 돌고 들어가야지, 싶었는데. 딱 애매하게 중간 지점에서 3분간 비가 쏟아지더라는. 에효.
누가 딱 내 머리 위에서 좀 수압이 강한 분무기로 물을 뿌린 느낌이었달까.

다행히도 자과동 화학과로 들어가는 문 근처에 있어서, 비는 많이 안맞았다.
그랬는데... 난 꽤나 늦은 시간이라고 생각했는데..... 화학과 1층엔 불꺼진 랩이 아무데도 없었다.
우리랩 힘든거 아니었구나, 하고 반성을 많이 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오늘은 주영오빠의 wrap-up 세미나가 있었다.
많이 공감가는 내용도 있었는데, 그 중에 몇 문장만 마음에 새겨두고자 베껴놓았다.

1. 리더는 구성원에게 영향력을 미치고 동기 부여를 하여 조직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사람이다.
2.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끈기로 그 시기를 버텨내면 정복할 수 있다.
3. 미래는 꿈꾸는 자의 것이고 준비하는 자의 것이다.

==

주여,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해 하게 해 주시고,
내가 할 수 없는 일은 체념할 줄 아는 용기를 주시며,
이 둘을 구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

찬란한 태양도 너를 위함이고
때로는 험난한 길조차도
널 위해 주께서 마련하심이라.
너와 함께하신 주를 바라보라.

==

말랑말랑하고 달콤한 것만 좋아하지 말자.
딱딱하고 쓰더라도 이것 또한 나를 키우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일테니.

D-21

--

으... 마음잡고 논문 미팅하고 있었는데, 주변 얘기 다하고 딱 본론 들어가려는 찰나에 호출이 왔다.
교수님의 "어디니? 맥주 한잔 하러 가자."
난 용이오빠만 가는건줄 알고 느긋하게 정리하고 나왔는데, 전체 회식이란다.

요즘 확연히 느끼고 있는게, 이게 피곤해서인지 나이가 들어서인지 맥주 한잔에도 머리가 띵-하다.
맥주 몇 잔 마시고 들어와서 물을 엄청나게 들이키고 있는 중. ㅠㅠ
3년전에, 연구실 회식 하고 그 다음날 이사하다가 눈에 실핏줄이 터졌던 슬픈 경험이 있는데... =ㅁ=
나 오늘 밤에 이사하려고 했는데. ㅠㅠ..... 이미 늦었으니 내일 해야지 뭐.

술 한잔 한 상태에서 논문을 쓰자니 내일 다 고쳐야 할 것만 같고.
그냥 들어가서 짐이나 좀 싸 놓아야 겠다. 흠냐. 이렇게 내 하루가 지나버리다니.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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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 2010년 8월 23일

일기 2010. 8. 24. 01:06

본래부터 엄청나게 밝은 성격의 소유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최근에는 좀 밝게 살아보고 싶어서 노력.을 했는데.
역시나 폭풍처럼 다가오는 일에는 이 정도의 노력으로는 부족하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날 뿐인가 보다.
본의아니게, <아니면 1%쯤은 고의로> 불편하게 만들어서 죄송하지만, 3주만 참아주세요. 엉엉. ㅠㅠ

시험기간에 삭발하는 고3의 심정으로.. 정말 틀린 말이 아니네.
저번엔 작심하루반 이었지만, 이번에는 그래도 하루는 잘 버티었습니다.
하루 하루 지나다보면 익숙해 질 것이라 믿으며...

주어와 화자가 서로 바뀐 똑같은 얘기를 두 사람한테 듣다니, 재밌다. ^^
저 상황이 의미하는건, 결국은 두 얘기가 다 틀렸다는 말인가...... 흠 ㅋㅋ

싱가폴과 미쿡에 갔던 아이들이 돌아와서 연구실이 복작복작 해졌다.
오늘 저녁 먹으면서 진짜 말도 안되는 실없는 농담을 하는데, 내가 그 왁자지껄한 웃음을 너무나도 그리워했단걸 느꼈다.
정말 진심으로 웰컴이다. ㅋㅋ
연구실을 무탈하게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_<
인셉션도 안녕. 인건가.... ㅠㅠ 흑흑. 볼 사람은 잔뜩 생겼는데 일이 꼬여버리다니.

은선이의 바위 게시판에서 뇌구조 테스트 하는걸 보고, 나도 한번 해봤는데...... <이름만 넣으면 나옴. 근거 0%>
흠. 왠지 맞는거 같다. 꿈, 열정, 짜증, 고뇌 ....... 놀궁리. ㅋㅋㅋ

 
그래. 놀궁리 그만하고.. 연구하자,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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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 2010년 8월 21일

일기 2010. 8. 21. 22:11

#1. 책상은 정리를 아무리 잘 해놔도 그 효과가 하루를 넘지 않는다. 왜 맨날 어지러운 걸까.

#2. 설곽, KAIST, 전자과로 이어지는 인맥은 참으로 잘 얽혀 있는 것 같다. 전에도 똑같은 걸 느낀 적이 있었는데- 역시 오늘도 ㅋ

#3. 머리가 띵- 저녁 때 잠을 좀 자둘 걸 그랬나. 몇 시간 동안 흰 것은 종이고, 까만 것은 글씨인 상태가 계속 지속되고 있는 중.

#4. 6시. 10시 반. 7시....... 어차피 비슷할거라면 내가 더 좋은 걸 가는게 좋겠지만, 비슷하지 않을 것 같아서..

#5. 아버지, 하실 수만 있으시면 이 잔이 저를 비켜가게 해 주십시오.
그러나 제가 원하는 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께서 원하는 대로 하십시오. <마태 26, 39>

#6. 나 조차도 잘 모르겠는데, 어떻게 남을 알겠니. vs. 나도 날 모르는데, 하물며 너야.
이 두 가지가 같은 말인데 시점이 다른건가? 아니면 반대 말인건가? 아... 왜 한국어가 어렵지 -_-.

#7. A,B,C 문제는 더 복잡해졌다. 하지만 답도 없다. 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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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 2010년 8월 20일

일기 2010. 8. 20. 17:02

아직 하루가 반도 안지났는데 피곤하다....
아무리 단 둘이 하는 미팅이라도, 일단 랩 미팅이라는 글자만 붙으면 피곤해 지는듯.
매일 자리에 앉아서 하던 거랑 비슷한 레벨의 얘기였음에도, 온몸에 기운이 쏙 빠지는 느낌이다.

하루에 커피 두잔 이상은 무리인걸까.
심장이 두근두근. 한잔씩만 마셔야겠어.

학사님들하고 처음으로 밥 같이 먹어봤다.
두 분 학사님의 이미지는 첫 인상하고는 많이 다르신 것 같다. 나도 진주 냉면 궁금하다. ㅋㅋ
육회 비빔밥은 전주가 유명하다고 들었는데, 진주도 유명한가? 흠흠. 먹거리 여행도 참 좋은데~ㅋ

이번주 주일엔 종석오빠의 맛있는 주먹밥을 먹어보고 싶어요 'ㅡ'
아연언니, 회합 참석자 9명 넘으면 미리 알려주셔야 해요~ >_<
사실 좀 걱정된다. 교수님 돌아오셔서 한참 찾으실 시간인데...... 어쩌나.

코카스파니엘 한번 찾아봤는데, 사진 완전 귀엽고 설명도 짱 좋다.
소개 : 즐겁고 신뢰할 수 있는 밝은 성격의 놀기 대장
외모 : 전체적으로 꽉 짜인 완벽한 균형세련된 머리를 가짐
성격 : 낙천적이며 사람을 즐겁게 만들고 순종을 잘하는 성품
ㅋㅋ 근데 나랑은 왠지 안맞는 이미지인걸.... 아, 우리 콩이 보고싶다. ㅠㅠ

새로 배정받은 기숙사 방 위치는 참으로 맘에 들고 다 좋은데... 이사를 해야 하는게 너무 귀찮다. ㅠㅠ
짐은 또 언제 다 싸고, 언제 다 옮기지. 그래.. 사실 딴건 다 괜찮아. 냉장고만 아니면... ㅜ_ㅜ
방 일찍 빼줘서 일요일날 이사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기숙사 이사하고 나면 출근 시간이 1분 이상 단축될 걸 생각하니 그래도 즐겁다.

나도 안경테 바꾸고 싶다.
요새는 사실 안경 거의 안쓰고 다녀서 필요 없긴 한데.... 뭔가 지적이면서 눈에 띄지 않는 그런 테 없나.
반무테 안경은 이제 좀 지겹다. 나도 뿔테로 바꿔볼까? 이러다 B사감 되는거 아냐;;

오늘은 오랜만에 리서치 세미나도 없으니, 저녁 시간에는 좀 여유롭게 연구를 즐겨보자. ㅎㅎ

Posted by Ellet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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