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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9.01 [334] 2010년 9월 1일 by Elletse 3

[334] 2010년 9월 1일

일기 2010. 9. 1. 15:54

개강을 했댄다.
이번학기는 처음으로 조교도 안하고 수업은 원래 안들었고... 그래서 전혀 아무 느낌도 안든다.

전자동에 왔다갔다 하는 사람도 첫날이라 그런가 똑같은 것 같고,
식당에 사람은 8월부터 많았으니.. 어차피 매점엔 비슷한데 나의 김밥이 고작 11시 40분에 매진되었다는 것만 다르고. ㅠㅠ
기숙사도 어차피 대학원생들이 많은 곳이었으니, 아직까지는 별다른 차이를 못느끼겠다.
아, 전에 사람들하고 떡볶이 먹으러 나갔을 때, 방학 끝물이라고 흥청망청 술에 취한 학생들이 많았던거 정도가 다른가?

내년 전기로 연구실에 지원한다는 어떤 여학생은 처음에 문 앞에서 딱 마주쳤을 때 키도 늘씬하게 크고 얼굴도 예뻐서 놀랐었는데,
(타대생 일거라고 막연히 생각했었다. 그만큼 세련된 느낌이었는데, 카이스트 출신이랜다. 역시 세대가 변했어....)
알고보니 외고 영문과 수석 출신의 엄청난 영어 실력에, 전자과 수석은 아니라는데 거의 차석 정도의 엄청난 학점의 소유자라더군.
아직 면접도 안봤는데 왜 기가 죽는 느낌일까... -_-;
저기서 딱 여학생->남학생 으로만 바꿔서 옛날부터 언니들과 함께 주장하던 꽃미남 후배 하나만 들어왔으면 좋겠다 ㅋㅋ
아.. 나름 경훈이도 꽃미남 출신이었는데 연구실에서 참 많이 망가졌다. 슬프다. 역시 안되나.. -_-a

어제부터 자꾸 판도라 상자 얘기가 떠오른다.
어제는 나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던 것이었는데, 판도라"의" 상자가 아니라 판도라"네" 상자라고 하니 심각한거 모르겠고 그냥 웃기다. 자매품으로 이브네 사과도 있어요. 푸훗.

모든 일에는 타이밍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 타이밍을 놓치면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다.
논문 하나를 쓰기로 했는데, 그 논문을 쓰는 타이밍이 차일피일 미뤄지면 결국은 후속 연구에 엄청난 걸림돌이 되기 마련이다.
칩을 6월에 만들기로 했는데, tape-out 시점이 한달, 두달 미뤄지면 결국은 중요한 학회를 쓰지 못할 수 있다.
박2 때 main tape-out을 해야하는데, 준비가 안되었다고 1년 미루면 후배들의 쿼터를 놓고 싸우는 걸림돌이 되기 마련이다.
잘못을 저질렀는데 사과할 타이밍을 놓치면, 그 상대를 볼 때마다 마음이 무거워져서 관계를 악화시킬 수 밖에 없다.

전부 내 얘기라는 건 아니고, 요즘+그동안 주변 상황을 보면서 드는 생각들.

그런 의미에서... 사실 몇 달 전에 했어야 하는 일이었고, 그래서 이미 타이밍을 놓친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더 늦기 전에 하자. 정말로 내가 감당하지 못해서 도망가야 하는 상황이 되기 전에.

Posted by Ellet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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